전두환 사망
5.18 민주화운동 학살 최고 책임자인 전직 대통령 전두환이 사망했는데요, 이 날 5.18 당시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평생을 고통받았던 피해자 역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는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는데 1980년 5.18 이후 뒤틀어져 버린 삶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자만 최소 46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5.18 피해자 이 씨
23일 오후 4시쯤 전남 강진군 한 저수지에서 이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이 씨가 발견된 곳은 그의 고향마을로 경찰은 22일 "전북 익산에서 요양하고 있던 이 씨가 유서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라는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마을을 수색하고 있었습니다.
이 씨가 숨진 곳 인근에는 그가 태어난 집과 산소가 있었으며, 경찰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말에 따르면 "이 씨가 A4 용지 절반 정도에 가족들에게 유서를 남겼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쏜 총탄에 척추를 관통당해 평생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 왔는데요, 최근 통증이 더 심해진 그는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로 예약을 해 둔 상태였습니다.
평생 걸을 수 없었다
1980년 당시 스님이었던 이 씨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돕기 위해 광주의 한 사찰을 찾았다가 5.18 상황과 마주하게 됐는데요, 행사 준비를 위해 광주 도심 시장을 찾았던 이 씨는 계엄군 투입으로 공수부대가 시민들을 잔인하게 진압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 씨는 계엄군이 도청 앞 집단 발포가 있던 5월 21일 다친 시민들을 옮기는 활동을 했는데, 금남로 인근에서 부상당한 채 쓰러진 시민 5~6명을 병원으로 옮기려 했던 이 씨는 자신도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았고, 척추를 관통한 이 총탄으로 인해 그는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됐습니다.
전두환 한명 사망, 그가 죽인 사람들은 셀 수 없다
하지만 이씨는 1982년 5.18 당시 부상자 18명과 함께 '부상자회'를 만들었고 국회 광주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서 계엄군의 만행을 증언하기도 했으며 2019년 5월 13일 증인으로 나서 자신이 목격한 헬기 사격을 증언했습니다.
이러한 이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5.18 피해자들은 참담한 심정인데요, 이 씨처럼 고통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끊은 피해자만 최소 46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5.18의 최고 책임자인 전두환은 한명 사망했지만 그로 인해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사람들은 셀 수 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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