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별세 시대를 대표한 한국의 오드리 햅번

윤정희 프랑스에서 지다

시대를 대표하며 한국 영화사를 가로질렀던 배우 윤정희가 프랑스에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화계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20일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투병 중에 있던 배우 윤정희가 결국 프랑스 파리에서 향년 79세로 별세했습니다.

여성 배우 트로이카

1966년에 1200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윤정희는 한국 영화사 제1의 황금기라 불리는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남정임, 문희와 함께 '여성 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한 시대를 이끌었습니다.

길었던 휴식기

하지만 윤정희는 '트로이카'라는 수식어에 만족하지 않고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오롯이 '배우 윤정희'로 각인되길 선택했는데요, 1973년 파리 유학을 택한 후 양국을 오가며 영화를 찍었고 1994년 '만무방'으로 여러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고 휴식기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무려 16년 만에 이창동 감독의 '시'로 복귀하면서 다시 한번 상을 휩쓸었는데요, 결국 이 '시'는 고인의 유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추모 물결

시대를 대표했던 배우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영화계 관계자들이 애도 물결을 보내고 있는데요, 후배 배우 한지일은 SNS에 "선배님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라며 "선배님들과 연기한다는 게 힘들었던 저에게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이끌어주신 윤정희 선배님"이라며 고인을 기렸습니다.

 

윤정희 감독과 다양한 작품을 함께했던 고(故) 신상옥 감독의 아들 신정균 감독 역시 "우리 어머니 생전에 방문하셨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결국 알츠하이머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과 이별을 고했습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먼저 가신 동료 선후배 영화인들과 함께 영면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전했습니다.